출석(2)
홍기민, 김세진
아침 8:35분 경 도장 앞 주차장에서 기민형을 만나 도장에 함께 들어가 운동을 했습니다. 각자 유근법으로 몸을 풀었습니다. 저는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리고 옆으로/앞으로 숙여주는 동작, 무릎 꿇고 앉아서 발목 잡고 뒤로 젖혀주는 동작, 고양이 자세, 쟁기 자세, 브릿지 자세를 하였습니다. 물론 깊은 호흡은 기본입니다.
어릴 때는 아랫배로 숨을 내린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 이것 저것 방황하며 시도하다 보니 요새는 대충 감이 옵니다. 숨은 사실 횡경막을 움직여서 쉬는 것 같습니다. 횡경막을 놔두고 흉곽을 부풀리면 흉식 호흡이 되고, 흉곽은 잡아둔 채 횡경막을 내리면 복식 호흡이 됩니다. 그리고 횡경막을 깊게 아래로 내리면 깊은 복식 호흡이 됩니다. 횡경막은 뱃속에 있는 장기인데, 어떻게 맘대로 움직이는가? 이것을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양쪽 귀를 살짝 살짝 움직일 줄 아는데,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면 ...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이리저리 시도하다 보니 됩니다. 횡경막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한편, 복식 호흡을 하되, 힘을 쓸 때는 탄탄한 복압을 만들어야 합니다. 복압은 숨을 참는 것이 아닙니다. 복식호흡과 복압을 만들려면, 허리를 곧게 펴야 합니다.
기민형과 주춤서 몸통지르기를 했습니다. 하면 할 수록 주춤서 몸통지르기가 참 좋은 전신 운동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하루 틈 나는 대로 한번에 10~20번씩 주춤서 몸통지르기만 해도, 별도의 운동 없이 최소한의 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깨와 척추가 곧게 유지되고, 허벅지에 최소한의 긴장감이 유지되는 것 같습니다. 요령은 팔이 앞으로 가볍고 곧게 쭉쭉 뻗어지도록 하되, 그 팔을 몸통이 꼬였다 풀리는 힘에 실어야 합니다. 그 느낌이란, 몸통(골반위 상체) 전체가 종잇장이 되어 윗 변과 아랫변이 각각 앞뒤로 교차되도록 움직이되, 종잇장 전체의 팽팽함을 유지하며 그 탄력으로 내지르는 듯한 느낌입니다. 이때 거북이처럼 목을 앞으로 떨구기가 쉬운데, 정수리에 줄을 달고 위로 쭉- 당기는 느낌으로 곧게 펴고 턱을 목 쪽으로 당겨야 목에 무리가 안 갑니다. 기민형이 연속으로 지르는 동작이 참 경쾌하고 가볍습니다. 저는 아직 무겁습니다. 약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아래막기 예비동작처럼) 쳐내는 듯한 느낌으로 치면 더 쉽다고 기민형이 가르쳐줬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수영 자유형 크롤 동작과 원리는 같은데, 팔을 몸통에 더 바짝 붙혀서 더 빠르고 가볍게 지르는 느낌입니다.
이후 기본동작, 응용동작, 발차기, 품새(만련-정련), 무기술을 했습니다. 기민형은 장봉, 환도, 쌍검을 연습하였고 저는 장봉 1회와 쾌련(1식) 2회를 하였습니다. 1식 날개에서 아래막고 전진하며 주먹지르기를 할때, 만련 동작을 기억하면서 팔을 뿌리면서(허리를 꼬았다가 풀면서) 전진하였습니다. 움직이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주먹을 한번 더 내지르게 되던데요, 다음에는 주먹을 실제 지르지는 말고 허리의 꼬임과 풀림에만 유의하여 전진해보려고 합니다. 4식 날개(안팔목 막고 몸통 옆지르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느낌이 잘 안 옵니다.
저는 오늘 처음부터 끝까지 손목과 발목에 주머니(파란색 쇳가루 주머니)를 차고 수련을 해 보았습니다. 사지에 무게를 다는 것은 근력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무게를 가하여 힘쓰는 궤적을 예민하게 느껴보기 위함입니다. 이쑤시개와 나무젓가락으로 봉술을 하는 것과 같은 목적입니다. 자칫 관절이 상할 수 있으므로 전반적으로 천천히 움직였습니다.
기민형이 발차기를 할 때에 뒷꿈치가 엉덩이(햄스트링쪽)에 거의 닫는 느낌으로 차라고 했는데, 사실 그게 무릎을 올리라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실제로 무릎을 높이 올리려 하면, 자연스럽게 뒷꿈치가 엉덩이에 거의 닫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과연 "연무재" 이름에 걸맞게 오늘도 아침부터 진지하게 연구하며, 배우고, 깨닫고 익히는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