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4)
우정, 변형근, 홍기민, 천종민
유난히 소나기가 잦은 요즘 날씨입니다. 그 틈속에서 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쾌련을 하듯 자유로이 활개를 펼칩니다.
평소보다 10분 늦은 07시 20분에 도장에 도착했습니다. 변함없이 원장님께서 유근법으로 몸을 풀고 계셨습니다. 10분의 차이, 그 차이에는 작은 욕심이나 잡념 혹은 머뭇거림이 배어있어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원장님의 유근법 수련을 가만히 따라해봅니다. 본인과의 근본적인 차이는 호흡의 깊이와 길이 그리고 유근법에 임하는 자세라고 생각됩니다. 유근법중에서 몸통비틀기는 앞굽이와 뒷굽이 동작에서 허리의 꼬임과 팔동작을 연상하게 합니다. 유근법 동작에서도 호흡과 몸의 중심을 어디에 두는지, 어떤 변화가 있는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합니다. 무릇, 유념하지 않으면 시간만 흐르고 외형적인 만족은 있을지 모르나 내재적 성찰은 떨어지는 법이라 생각됩니다.
쟁기자세를 하고 있을 때, 변형근 사범이 도장에 도착했습니다. 평소보다 다소 지쳐 보였습니다. 쟁기자세와 어깨자세를 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오래 하다보니 허리가 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머리로 설 수 있을까 하는 궁금함과 욕심이 생겼습니다. 꾸준히 수련해서 도전해 보겠습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정확하게 8시가 되자 어김없이 원장님의 지도로 수련이 시작되었습니다. 분단위, 초단위까지 시간을 나누어 쓰시는 듯합니다.
주춤서몸통지르기, 정권과 장으로 2번지르기와 3번지르기를 실시했습니다. 낮은 주춤서기 자세에서 허리를 비틀림으로 주먹을 던지듯이 뿌리는 것이 요체인듯 합니다. 숨을 멈추고 지르는 것이 아니라 숨을 마시면서 지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고 하복부를 중심으로 추가 움직이듯 해야합니다.
기본동작, 앞굽이동작과 뒷굽이동작을 통해 낮은자세와 한 발중심을 수련했습니다. 서예에서 글쓰기를 하듯 붓대에서 붓끝자락으로 이어지는 힘의 균형을 되새겨보고, 어떤 펜을 들어도 한결같아야 한다고 원장님께서 비유로 설명을 하셨습니다.
응용동작, 앞굽이자세로 제비품목을 칠때 시선이 땅으로 가거나, 완전히 앞굽이에서 내려치지 않은 자세에서 뒷발을 편하게 앞으로 가져와 앞차기를 하는 것을 지적하셨습니다. 역시 중심이동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발차기, 반달차기를 통해 몸통의 꼬임과 무릎을 어깨에 가볍게 붙였다가 빠르게 발을 내리는 연습을 통해, 몸통지르기에서 팔동작과 유사하게 발의 활개를 연습했습니다. 팔동작과 마찬가지로 하복부중심으로 몸이 꼬임과 동시에 응축되었다가 편하게 펴쳐야 하는데 중심이 분산되어 동작을 따라하기에 급급합니다. 그래도 홍기민 사범의 자세가 많이 안정되고 중심이 고정되었다고 원장님께서 격려하셨습니다.
앞차기, 앞돌려차기, 옆차기, 반달차기에서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한발중심이 되어 반댓발이 무릎을 스치듯 전진하며 앞으로 차고 나가야 하는데 보폭이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습니다. 평소 걸을때도 허리를 꼬면서 무릎을 쓰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품새수련, 연법1식을 원장님의 자세를 따라하며 만련으로 수련했습니다. 품새의 전체적인 속도가 일정해야하는데 중간중간 급격한 차이가 날 때가 있습니다. 대부분 뒷굽이 동작에서 그러한 차이가 보입니다.
연법1식 평련과 자신의 속도로 평련을 실시했습니다. 홍기민 사범의 자세는 주춤서기부터 품새수련동작까지 낮은자세를 일관하여 원장님의 칭찬이 이어졌습니다. 반면에 평소보다 자세가 높아 변형근 사범은 누차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런 것이 연무재의 장점입니다. 수련을 통해 자신을 반성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생활이 품새를 통해 반영될 때가 많기에 원장님은 그 때마다 바로잡아 주십니다.
연법2식부터 5식까지 평련과 자신의 속도로 평련을 수련했습니다. 본인은 4식까지 수련하고 앉아서 두 사범의 자세를 지켜보았습니다. 홍기민 사범은 품새 동작을 할 때 생각이 많아 보입니다. 정확한 자세를 잡으려는 의지가 읽힙니다. 그래서인지 앞굽이와 뒷굽이 전환시 양굽이형국이 되곤합니다. 변형근 사범은 기본 수련이 잘되어 있어서 지친 상태에서도 허리의 쓰임이 단연 돋보입니다.
연속품새수련, 본인이 먼저 연법1식과 2식을 평련으로 실시했습니다. 팔동작에서 양팔을 무릎아래로 내리라는 원장님의 지도를 듣고 따라해보니 확실히 느낌이 달랐습니다. 어깨에 힘도 덜들어가고 자세를 편하게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변형근 사범과 홍기민 사범은 연법1식부터 5식까지 연속으로 쾌련을 실시했습니다. 개별품새에서 지쳐있던 변형근 사범이 힘을 내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보기좋았습니다.
모두 지쳐하는 모습이라 원장님께서 연법2식부터 4식까지 연속쾌련을 시연하셨습니다. 호흡에 각별히 신경쓰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시한번, 연법1식부터 5식까지 쾌련으로 연속품새수련을 실시했습니다. 여지없이 자세가 높아지고 빨라지면서 호흡과 팔동작까지 무너졌습니다. 무엇을 그렇게 의식하는 것일까요, 누구를 의식하는 것일까요, 조금씩 진일보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춤서기8분을 실시했습니다. 평소보다 천천히 그러나 코로 아랫배로 호흡하면서 자세를 낮추기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지막 1분여는 꾹 참고 원장님자세를 따라해보았습니다. 무릎에서 열이나고 겁도났지만 뭔가 뚫리는 느낌이랄까 쾌감을 맛보았습니다.
금일 수련은 다소 힘겨워보였습니다. 그래도 나름 자신을 채찍질하는 힘찬 수련이었습니다. 수련후 마시는 맥주가 오늘따라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작금의 사회분위기와 관련해서 계약의 신성함과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원장님께서 일깨워 주셨습니다. 원칙과 대화가 통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겠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 수련과 다음 주 화요일 수련은 원장님께서 미국에서 따님의 졸업식이 있어 출국하시는 관계로 조촐한 수련이 될 것 같습니다.